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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교통사고 낸 적 있으신가요?

일본 유학시절의 파트너였던 Schwinn MESA를 타면서


자전거로 교통사고라는 말이 아이러니하게 들리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자전거는 사람이 끌고 갈 경우에는 교통법상 화물로 간주되고, 타고 갈 경우에는 차마로 간주됩니다. 그래서 원칙상 주행중에는 차도를 달려야 하고, 끌고 갈 때는 인도로 가야 합니다.

저는 일본 유학 시절에 교통사고를 두 번 냈습니다. 공교롭게도 한 번은 사람을 치었고, 한 번은 자동차를 박았네요.
뺑소니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첫 번째 사고.
단적으로 말하면 과적이 원인이었습니다. 교회 바자회에 가져갈 5.1채널 스피커를 자전거 핸들부분 위에 얹고 손으로 고정시키며 한 손 운전중이었는데, 노란불이 되자마자 횡단보도를 건너는 아줌마를 발견하고 급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순간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전 넘어졌고, 아주머니는 앞바퀴에 오른팔을 부딪히면서 옆으로 쓰러졌습니다.

저는 그 순간 완전 사색이 됐었죠. 큰 상처는 아닐게 뻔했지만 아주머니 비명이 너무 리얼했거든요. 저도 무릎쪽이 욱신거렸지만 일단 일어나서 사과를 하고 아주머니를 일으켰습니다. 그러자 이 아주머니, 아프다고 계속 비명 지르면서 경찰을 부르라고 합니다. 아아... 너무 당황해서 일본에서 경찰부르는 번호가 112 라는 것도 생각 못하고 이 아주머니에게 물어봤드랬죠.

“경찰 부르는 번호좀 가르쳐주세요. 유학생이라서 잘 몰라요.”
“지금 장난해요? 얼른 부르란 말야 아파 죽겠다고!”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지 알면서 시간끌라고 이 짓 합니까 지금!?”


이런 식으로 잠깐 옥신각신 했습니다.
유학생인 걸 알자마자 국적이며 학교며 알바하는 곳까지 캐내려고 하더군요. 일단 신상은 명확한 게 좋으니까 말해주긴 했습니다. 뭐... 솔직히 기분 나쁘긴 하더군요. 담당 교수 연락처까지 묻는데, 교환학생한테 그런 교수님이 어딨나요. 교직원 연락처를 가르쳐 달랬지만 한사코 잡아뗐습니다. 다친 거에 대해선 내 신상 어차피 다 드러나 있으니까 청구하면 될 것을, 꼭 그런 것까지 알아야 했을까요?

어쨌든 그 사이에 경찰이 왔고, 다시 한번 공적으로 '사고 경위'를 기록하고, 피차의 상해정도를 확인 한 다음에 알아서 합의 보시라고 하면서 헤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연락처를 주고 받았고, 막판에는 실실 웃으면서 헤어졌기 때문에 그나마 좀 나았달까... 어차피 상처가 그리 심하지 않은 거 뻔히 아니까 치료비 받으러 오기도 무안했는지 이후로 연락은 없었습니다.

두번째 사고는 이 포스팅에서 짧게 언급했었습니다.
주행 중에 핸드폰 메일이 왔길래 확인하다가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려고 횡단보도에 멈춘 차를 그대로 뒤에서 박았습니다. 나보다 나이 어린 녀석이 신삥 토요타 bB를 끌고 다니는 것은 둘째치고, 말투가 굉장히 거슬리더군요. 그래도 제가 을이고 그쪽이 갑이니, 그냥 순딩이 같이 한 번 개기지도 못하고 수리비 물어주기로 하고 헤어졌더랬습니다. 한국같으면 덴트집에서 도색만 하면 될 것을, 기어이 교체를 한다고 난리부르스를 춘 덕에 수리비 7만 2천엔이 깨졌습니다.

덕분에 막판에 귀국 할 때 계획했던 9박 10일짜리 도쿄->오사카 간 자전거 여행도 무산되었죠.. 어찌저찌 야간버스와 배편을 이용해서 간신히 귀국했었습니다. 그것도 귀국 3일전까지 아르바이트를 했죠 수리비를 땜질하느라;;;

지금 생각하면 양쪽 다, 안전대책을 소홀히 한 제 잘못이었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자전거 주행도 안전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은 추워서 거의 라이딩을 안하고 있습니다만... 언젠가 또 달릴 날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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